로미오와 줄리엣(1968)
줄거리
이탈리아의 베로나 (Verona)의 몬태규 가 (Montague 家)와 캐퓰릿 가 (Capulet 家)라고 하는 서로 반목하고 질시하는 두 가문이 있었다. 둘 다 세력있는 귀족집안이라 이들 집안에 고용된 하인들이나 사람도 많은데 이들조차도 서로 길거리에서 보기라도 하면 욕하고 싸우기 일쑤였다. 오죽하면 길거리에서 이 두 집안이 으르렁거리며 집단패싸움이 벌어질뻔할때 영주가 엄명을 내려 진정되었지만 영주는 한두번도 아니고 두 집안이 길거리에서 이러면 제대로 맛보여주겠다고 분노할 지경이었다.
그런 가운데, 몬태규 가의 아들인 '로미오 몬태규(Romeo Montague)'는 원래 '로잘린 (Rosaline)' 이라는 여성을 사랑하고 있었으나 그녀는 순결을 맹세한 상태였고, 로미오는 이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인해 절망에 빠져 있었다. 몬태규가의 가주는 방안에 틀어박혀 폐인 상태가 되어버린 아들이 걱정되어 조카인 '벤볼리오 몬태규(Benvolio Montague)'를 시켜서 사정을 알아보게 하는데, 로미오와의 대화에서 그가 상사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아낸 그는 다른 아름다운 여인들을 보고 로잘린을 잊어버릴 것을 권유한다. 로미오는 로잘린보다 아름다운 여인은 있을 수 없다며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캐퓰릿 가의 무도회에 로잘린도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선 마지못해 제안을 받아들인다.
로미오는 벤볼리오와 그의 친구 '머큐쇼 (Mercutio)' 와 함께 캐퓰릿 가의 무도회에 몰래 숨어들었다가, 캐퓰렛 가문의 영애 '줄리엣 캐퓰렛 (Juliet Capulet)'을 만나 서로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날 밤 로미오는 한밤중 담장을 넘어 캐퓰릿 가의 저택에 몰래 숨어들어가 작품에서 가장 로맨틱한 장면을 가택의 발코니에서 연출한 뒤 서로 결혼할 것을 약속한다. 두 사람은 두 가문을 서로 화해시킬 방법을 물색하고 있던 '로렌스 신부(Friar Laurence)'의 도움으로 비밀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한편, 캐퓰릿 가의 성마른 '티볼트 캐퓰렛(Tybalt Capulet)'은 몬태규 가의 일원인 로미오가 자기 가문의 무도회에 숨어들어왔던 것을 직접 목격하여 이미 알고 있었다. 당시 그는 바로 로미오를 처단하려고 했지만, 캐퓰릿 가의 가주가 모든 상황을 알고있음에도 티볼트를 막았다. 어쩔 수 없이 한 발 물러났던 그는 이를 매우 치욕적으로 여겼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밀 결혼식 이후, 우연히 거리에서 로미오, 머큐시오, 벤볼리오와 마주친 티볼트는 로미오를 즉시 처단하려고 하지만, 로미오는 줄리엣의 사촌이었던 티볼트와 차마 결투를 할 수 없었고, 급기야 로미오가 싸우지 말고 좋게 넘어가자고 티볼트에게 애원하기에 이른다. 남자답지 않은 로미오의 행동을 지켜보던 머큐쇼는 보다못해 직접 티볼트와 결투를 벌였고, 로미오는 두 사람의 싸움을 말리려고 하지만 그 사이 벌어진 티볼트의 기습공격으로 머큐쇼가 치명적인 부상을 입는다. 죽어가면서 그는 몬태규 가문, 캐퓰렛 가문 두 가문에 저주를 내리고 로미오를 원망하며 퇴장한다. 로미오는 친구의 죽음에 분노하고 자신의 행동을 크게 뉘우치며 복수를 다짐하고, 얼마가지 않아 티볼트는 로미오에게 죽임을 당한다.
하지만 이미 극 초반부터, 세대를 걸쳐 지속되는 두 가문의 갈등에 지쳐버린 베로나의 영주는, 도시 내에서 싸움을 일으키는 모든 사람들을 사형에 처하겠다는 엄포를 놓은 상태였다. 로미오 역시 꼼짝없이 사형에 처해질 운명이었으나, 영주의 자비로 인해 '만토바(Mantua)로의 추방'에 그치게 되었고 소식을 전해들은 로렌스 신부는 로미오에게 그가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는 것을 알리지만, 로미오는 줄리엣이 있는 베로나를 떠난다는 것은 죽음보다 못한 고문이라며 오히려 비통해한다. 자비로운 영주의 결정을 감사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던 로렌스 신부는 로미오의 비이성적인 반응을 꾸짖지만, 이윽고 신부는 로미오를 달래기 위해, 로미오가 만토바에 있는 사이에 자신은 비밀리에 올려졌던 두 사람의 결혼식을 모두에게 알려 두 가문을 화해시킨 뒤, 영주에게 탄원하여 로미오를 면죄시키고 두 사람을 맺어준다는 계획을 세우고, 로미오는 그제서야 진정하여 신부가 시킨대로 줄리엣의 방으로 가게 된다. 두 사람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룻밤을 보낸 뒤, 로미오는 영주의 형을 이행하기 위해서 베로나를 떠나 만토바로 향한다.
하지만 줄리엣의 아버지, 캐퓰릿 가의 당주는 줄리엣을 '패리스 백작 (Count Paris)'에게 결혼시키기로 마음을 먹은 상태였다. 이런 아버지의 명령을 들은 줄리엣은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격노한 아버지는 결정을 번복할 생각이 없어보였고, 설상가상으로 처음에는 로미오와 줄리엣 커플을 지지했던 줄리엣의 유모도 로미오가 추방된 지금에서는 차라리 패리스 백작과 결혼하는 것이 낫다며 조언까지 한다.
계획이 틀어지자, 로렌스 신부는 마신 이를 일정시간 동안 '가사 (假死)' 상태로 만드는 '비약 '을 준비하고 두번째 계획을 세우는데, 이는 줄리엣과 패리스의 결혼식이 이루어지기 전 로렌스 신부가 준 비약을 마시고 가사상태에 빠져든 줄리엣을 가족들은 그녀가 죽었음을 착각하고 그녀를 무덤에 안치할 터이고, 그 사이 로렌스 신부 자신이 쓴 편지를 받은 로미오는 계획의 전말을 전달받게 되며, 이후 몰래 줄리엣의 무덤에 잠입해 가사 상태에서 깨어난 줄리엣을 데리고 만토바로 돌아가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계획이었다.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계획은 실패할 위험이 없어보이던 괜찮은 계획이었다.
로렌스 신부에게서 계획을 전해들은 줄리엣은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절박한 상태였고, 망설임없이 신부의 제안을 받아들인 그녀는 패리스 백작과의 결혼식을 치르겠다고 그녀의 아버지에게 말하게 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아버지는 크게 만족하며 결혼식 날짜를 당겨 혼사를 서두르기를 결정하고, 또다시 계획이 틀어지는 느낌을 받은 로렌스 신부는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한편, 계획의 전말이 담긴 로렌스 신부의 편지를 로미오에게 전달하기 위해 만토바로 향한 존 신부는 편지 전달에 실패한다. 당시 만토바 주변에는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었고, 병이 확산된 집에 머물렀다는 의심을 받은 존 신부는 집안에 격리되었었기에 만토바로 나갈 수 없던 것이었다. 빈손으로 돌아온 존 신부에게서 자초지종을 들은 로렌스 신부는 뭔가 단단히 틀어지고 있음을 자각하게 되고, 즉시 빠루를 들고 줄리엣이 갇혀 있을 무덤으로 향한다. 로미오가 돌아오기 전에 관 뚜껑을 열고 줄리엣을 자신의 방에 데려올 생각이었지만, 이미 몬태규가의 하인 '발타자르 (Balthasar)'가 줄리엣이 죽었다는 사실을 로미오에게 알린 상태였고, 소식을 전해 들은 로미오는 독약을 사들고서 줄리엣이 잠들어있다던 무덤으로 향한다.
발타자르와 함께 무덤에 도착한 로미오는 자신이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엿보기라도 했다간 온몸을 갈기갈기 찢어서 무덤 바닥에 뿌려버리겠다고 협박했고, 그를 납골당 바깥에 세워놓은 채 줄리엣의 무덤 앞에서 슬퍼한다. 하지만, 납골당은 이미 줄리엣의 무덤을 먼저 찾아온 패리스 백작이 로미오가 들어오는 것을 목격하고선 몸을 숨겨둔 상태였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밀결혼식에 대해 알 턱이 없던 그는 티벌트를 죽인 로미오가 줄리엣의 시체에게 무언가 몹쓸 짓을 하려 한다고 여겨 로미오와 결투를 벌인다. 패리스를 알아보지 못한 로미오는 자신은 싸우고 싶은 마음이 없다며, 미친 사람을 건드리지 말고 도망치라며 경고를 하지만 그런 협박이 통할리 없는 패리스는 로미오를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하려 한다. 이에 로미오는 패리스와의 결투를 시작하고, 결과는 패리스의 죽음으로 끝난다.
자신이 방금 죽인 사람이 패리스라는 것을 확인한 로미오는 불운하기 짝이 없기로는 우리 둘 다 마찬가지라고 한다. 다음 장면은 줄리엣을 따라가기 위해 독약으로 자살하는 로미오로 장식되고, 잠시 후에 깨어난 줄리엣은 이미 숨을 거둔 로미오를 보고 슬퍼하며, 로미오의 칼로 자신의 몸을 스스로 찔러 뒤를 따른다. 이때 로렌스 신부가 어찌해서 말리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는데 줄리엣이 로렌스 신부가 몸을 피하자는 말을 거절했고 로렌스 신부도 일이 너무 복잡해지는 바람에 어쩔수 없었다. 날이 밝고 이 사건의 전말을 로렌스 신부로부터 전해 들은 영주 에스칼루스 대공은 몬태규 가주와 케퓰릿 가주를 불러 그대들의 오랜 불화를 하늘이 둘을 희생시켜 끝냈다며 질타하고 나역시 그대들을 말리지 않았기에 친척을 잃었으며 우리들 모두 벌을 받은것이라고 말한다. 두 가주는 순금으로 서로의 자식의 모습을 한 동상을 세우기로 하고 두 가문의 오랜 불화는 막을 내리게 된다.